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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와 사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

밖에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어느덧 가을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듯 합니다.

올 가을은 늦더위에 미세먼지까지 겹쳐서 유독 짧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와 틈틈이 바깥 산책을 하면서 소소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아이랑 저랑 집게와 바구니를 들고 동네 여기저기를 누비면서 서로 누가 더 예쁜 낙엽을 찾아내는지 시합을 하던 일,

낙엽을 밟을 때 발 밑에서 나는 바스락 소리가 재밌어서 낙엽 더미 위를 수십 번도 더 왔다갔다 하던 일,

아이와 가을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일,

밖에서 주워온 낙엽으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던 일 등등...

 

이런 추억들은 아이보다도 제게 더 큰 위안과 힘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구요.

 

 

최근에 아이와의 산책길에 주운 낙엽들은 깨끗이 씻어서 책 사이에 넣고 말려서 책갈피를 만드는 중인데요,

 

불현듯 그동안 찍은 가을 나무의 사진들과 주워온 나뭇잎들을 종류별로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을의 추억도 더듬어 볼 겸.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은행 나무의 잎부터 살펴볼까요.

 

 

은행 나무 밑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딸 아이가 큰 소리로 "아유 고약해. 엄마 방귀 꼈어?"하고 외쳐서 아주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벚나무 잎이구요. 봄에 피우는 꽃도 눈부시지만, 가을의 벚나무 낙엽도 빛깔이 참 곱습니다. 

 

그리고 가을 하늘의 붉은 별, 단풍이예요. 다니면서 보니, 단풍잎의 크기도 모양도 꽤 다양하더라구요.

 

놀이터 주변을 화려하게 수 놓은 이 낙엽의 정체는...

중국단풍이랍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공원에서 꽤 예쁜 잎을 주워왔는데, 말리는 과정에서 좀 변색이 되었네요.

 

아래는, 꽃의 크기만큼 그 잎도 큼지막한, 목련나무의 잎입니다.

비를 맞아 촉촉히 젖은 모습이예요. 나룻배처럼 생겼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느티나무 잎이구요.

 

이건 감나무 잎입니다.

 

이 동그랗고 넙적한 잎사귀들을 떨어뜨린 건 누구일까요?

 

바로...계수나무랍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 나무 한 나무 토끼 한마리..'할 때, 그 계수나무입니다.  

 

아래는 매실 나무 잎이구요.

 

위 사진에서는 벚나무 잎이랑 좀 섞여있긴 합니다만, 좀 더 둥글며 색이 옅은 것이 매실나무 잎이예요. 실제로 보면, 잎두께가 얇아서 금세 구분할 수 있답니다.  

 

그 밖에도,

탱글탱글 모과가 꽤 많이 열렸던 모과 나무,

 

중국 단풍과 비슷한 듯 다른 신나무 등의 나무들이 예쁜 단풍을 뽐내고 있더라구요.

제가 봄 여름을 지나며 꽃이나 열매 맺히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거나,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 아저씨께 여쭤보거나, 혹은 자료를 찾아보고 알게 된 것이 이 정도구요.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나뭇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을껍니다.

 

그리고, 왜 가을이 되면 나뭇잎 색깔이 변하고 나무들이 그 잎을 떨어뜨리는지, 아이가 제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학교 다닐 때 분명 배운 것 같았지만 자세한 건 잘 생각이 안나길래 그냥 '나무도 겨울잠 잘 준비를 하는거야'라고 얼버무리고 말았어요. 제 스스로 궁금하기도 하고, 좀 더 제대로 된 답을 해주려고 자료를 찾다가 꽤 도움이 될 만 한 동영상을 찾았답니다. 대개 잘 아실테지만, 혹시 저처럼 궁금한 분들이 있을지도 몰라서 첨부했어요.

(하단의 자막 버튼을 누르시면 한국어 자막도 보실 수 있어요.)

 

 

요약하자면, 일조량이 줄면서 나뭇잎이 광합성을 덜하게 되고, 잎의 녹색을 담당하는 엽록소를 점점 줄여나가다가 나중에는 아예 만들지 않게 된답니다. 그래서 엽록소에 가려져 있던 노랑색, 주황색, 빨강색 색소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게 단풍이고요. 일조량이 더 줄고 기온이 떨어지게 되면, 나무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겨울을 나기 위해 나뭇잎을 떨구는 것이랍니다. (뭐, 그렇답니다. 분명 배운 적이 있을텐데, 왜 이렇게 새삼스러운지 모르겠어요.)

 

이번 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