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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놀이/계절 놀이

산타할아버지께 드리는 아이의 선물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네요.

요며칠 한 해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생각이 많았던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온통 산타할아버지와 그 분이 놓고 가실 선물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은 이미 열흘 전에 정해놓았고,

산타할아버지한테 편지는 보냈냐, 밥 잘 먹고 떼쓰지도 않는 아이라고 얘기해달라 같은 기본적인 주문부터

산타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보다 큰 지(나이가 많은지),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지, 도대체 어디서 자길 보고 있는 건지 등 엄청나게 질문을 쏟아내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이제껏 수많은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적당히 섞어 이야기를 꾸며내면서 저의 빈곤한 상상력을 탓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다보니, 말 앞뒤가 안맞을 때도 꽤 많았구요.

아이가 어른들의 거짓말에서 논리의 모순을 깨닫게 될 쯤, 스스로 산타의 환상에서 벗어나겠지요.

 

어쨌거나 '산타'가 마냥 좋고 신기하고 궁금한 4세 체리양...

엊저녁에는 자기도 산타할아버지한테 줄 선물을 준비해야겠다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선물 주러오셨을 때 드리면 좋아하실 꺼라구요. 

 

얼마 전에 읽어준 동화책에 아이가 산타할아버지를 위해 카드를 그려서 놔뒀더니 산타할아버지가 이것을 보고 감동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게 생각난 모양이예요. 

 

 

여기까지 그려놓고 수염 때문에 난감해하는 아이에게, 화장솜을 빌려줬어요. 

 

 

 

완성된 산타할아버지 그림이예요.

아이가 지금껏 그린 인물 그림 중에, 가장 정성을 기울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한 그림은 산타할아버지가 잘 보실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놓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오신다면, 이 그림을 보고 감동 받지 않으실까요.

 

비록 현실은, 선물요정이 장난감을 준비하는 대신 삼촌이 장난감을 주문했고, 그 장난감은 루돌프와 사슴들이 아닌 택배 아저씨가 가져오셨으며, 산타 대행인 엄마는 베란다 구석으로 숨겨놓은 이 장난감 꾸러미를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 카드는 어떻게 써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오늘 밤 아이가 잠든 후 선물을 트리 아래 놓아두면서, 저 그림은 가져다 잘 보관하고, 대신 산타의 카드를 놓아둘 생각이예요. 아이의 그림에 대한 산타 할아버지의 감상을 곁들여서요. 그리고 선물과 카드를 발견한 아이의 반응을 상상해봅니다.

 

이런 맛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다니시는 건가봐요.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크리스마스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