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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와 사진

보리 책놀이터(파주출판도시 보리출판사)에서

파주 북소리 축제 둘째 날이었던 지난 토요일, 비가 주륵주륵 참 많이도 내렸다. 웬만한 야외 행사들은 취소되거나 장소를 실내로 옮기고, 메인 행사장인 지혜의 숲 근처에는 주차가 쉽지 않았기에, 이곳과 비교적 멀찍이 떨어져 한산했던 '보리 책놀이터'로 갔다. 게다가 보리 출판사의 책들은 세밀화로 그린 도감 시리즈를 비롯해 삽화가 아름다워서 아이도 나도 좋아하는 책들이 꽤 많다.   

 

(보리출판사는 한글의 'ㄹ'자 모양을 본 뜬 건물 외관으로도 유명하다. 사진 출처는 알라딘 블로그) 

 

1층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비로 인한 한기를 좀 달래기도하고, 카페 내에 비치된 책들을 둘러봤다.

 

 

 

남편이 카페에서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아이와 함께 지하 1층의 놀이터로...

놀이터 입구에는 종이와 작은 소품들을 소재로 아이들이 직접 만들기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메모꽂이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만들기 샘플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저도 해보겠다고 아우성이었을텐데 이 날은 웬일인지 별로 하고 싶지 않대서 일단 패스...

 

놀이터 중앙에는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고, 앞쪽에는 근사한 그림과 함께 종이로 만든 여러가지 공예 작품들이 전시 중이었다.

 

책 놀이터 한켠, 책읽기를 하며 놀 수 있는 아늑한 다락방(?).

 

밖에는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아이와 나는 2층의 보리책방으로....

 

책방 앞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 '동물흔적도감'에 나오는 실물 동물 흔적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어떤 게 누구 똥이고, 어떤 게 누구 둥지인지 엄마한테 열심히 설명하는 체리양의 모습.

 

보리책방의 내부. 보리의 책들이 서가에 진열되어 있고, 중앙에는 아기자기한 수공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책방 밖에서는 작가 홍영우님의 원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홍영우님이 쓰고 그린 전래동화책들은, 삽화들도 훌륭하거니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얘기를 들려주는 듯한 어투의 글들이 참 재미나서, 읽어주는 나도 듣는 아이도 엄청 집중을 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듯 하다. 덕분에 전시되어 있는 원화가 들어 있는 책들을 앉은 자리에서 예닐곱 권은 읽어준 것 같다. 그러는 동안에 시간이 훌쩍 지나서, 직원분들은 퇴근 준비를 하시고, 밖은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비가 왔기에 가능했던, 보리책놀이터, 보리책방에서의 값진 하루.

 

 

(PS. 보리 책들 중에서, 다큐멘터리 만화 '내가 살던 용산'을 비롯한 평화발자국 시리즈는 이 땅,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한 번쯤 볼 만 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좋은 책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길 응원하고 지지한다.)